전세사기 피해자에게 경매 우선매수권을 준다고?

정부에서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경매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공영방송이라는 KBS에서는 경매 참가자들을 꾼으로 몰고 가지를 않나. 진짜 이놈의 프레임 씌우기는 대단하다.

 

정부, 피해자에 우선매수권·낙찰대금 저리대출 검토

 

아니, 자본주의 사회에서 본인의 선택으로 계약하고 들어간 집에서 피해를 입었는데 그걸 왜 정부에서 보상을 해준다는 건지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피해자들이 안타까운 마음은 있지만 그거랑 이거는 별개의 문제다.

 

이 나라는 단체 행동을 하면서 떼를 쓰면 다 들어주는 이상한 경향이 있다. 얼마 전 발생했던 이태원 사고도 그렇고. 이게 무슨 재해란 말인지?

 

이건 명백한 역차별이다. 위험한 걸 인지하고 더 비싼 이자를 납입하며, 더 낡은 집에 들어가 거주하는 임차인들을 순식간에 바보로 만들어버린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들 깨끗하고 저렴한 신축에 들어갔겠지.

 

 

아직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구체적인 절차나 내용들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낙찰받을 수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집을 매수하고 싶지 않아도 억지로 매수하는 거라고 말하고 싶은가? 원칙대로라면 우선매수권 자체도 없는 거니 논리에 맞지 않는 억지는 쓰지 말자.

 

낙찰대금 저리대출도 누가 지원해 주는 건가? 결국에는 공적 자금의 투입이다. 세금이 쓰인다는 것이고, 납세자들이 부담하게 되는 건데 누구의 동의를 얻어서 진행을 하는 것인가?

 

동일한 논리면 다른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들도 다 도와줘야 되는 거 아닌가? 그 사람들도 잘 몰라서 당했던 것이니 똑같은 피해자다. 그런데 왜 전세사기 피해자만? 대규모라는 이유 하나로?

 

 

피해자들을 조롱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그들을 돕고자 한다면 자발적인 모금을 진행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마땅하다. 세금을 납부하는 납세자가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한다면 공적 자금을 투입하면 안 된다.

 

안타까운 마음은 들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도 있다. 본인들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계약을 하고서 왜 정부에서는 뭐했냐고 따지는지? 내 눈에는 피해자가 아니라 권리 행사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무자본 갭투자가 가능하게 만든 건 정부가 아니라 시장의 흐름이다. 물론 보증보험 가입을 가능하게 한도를 늘려준 정부의 탓도 있다. 하지만 지금 피해자들은 보증보험 자체를 가입하지 않았으니 정부를 탓할 이유가 전혀 없다.

 

가만히 지켜보다 답답함에 이렇게 몇 자 끄적여보는데. 누가 이 글을 봐줄리도 만무하니 반대의 목소리가 전해지지도 않겠지. 어서 인플루언서가 되어서 목소리를 키워야겠다. 어쨌든 우선매수권을 주는 건 반대다.